상사화는 나팔꽃과 같이
몇 안 되는 남자가 죽어
환생한 꽃이 랍니다.
옛날 한 마을에 너무나 사랑하는 부부가
아이가 없어 오래도록 간절하게 아이를 소망한 가운데
늦게야 태어난 아이가 딸이었다고 합니다.
고명딸로 태어난 아이는
부모님에 대한 효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
그 기쁨은 온 마을에 자랑으로 소문이 자자했답니다.
그러다 아버님이 병이 들어 돌아가시어서
극락왕생 하시라며 백일동안 탑돌이를 하였는데
그 처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...
바로 큰 스님 시중드는 동자스님이었다.
누가 볼세라...
마음을 들킬세라...
안절부절 두근 반 세근 반,
분홍으로 물들어 버린 마음이 하도 애절한 가운데
말 한마디 못하고 어느 듯 백일은 다가왔어니...
불공을 마치고
처녀가 집으로 돌아가던 날
스님은 절 뒷 언덕에서 하염없이 그리워하다
그만 그날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여
운명을 달리 했고.
그 다음해 봄..
절가에 석장의 무덤위에 곱게 핀 꽃 한송이...
그 동자스님의 무덤인지라...
언제나 잎이 먼저 나고 잎이 말라 쓰러져야
꽃대가 쑥~ 하고 올라와서는 연보라 꽃송이를
고개가 무겁게 피었던지라
이름하여 상사화라 하였답니다.
세속의 여인을 사랑하여 말 한마디 못한
그 스님의 애절함이...
그래서 "이룰수 없는 사랑"이 꽃말이라 합니다.
영광 불갑산 산행길에서 몇컷...
2012, 9
영광 불갑산...